1월 12일 (수요일) 아침의 묵상 - 물이 깊어도 바닥이 밟힌다.

‘설교의 황제’라 불리는 영국의 찰스 스펄전(Charles Spurgeon, 1834-1892) 목사님은 설교 중에 존 번연의 책 『천로역정』에 나오는 이야기를 자주 인용하곤 했습니다. 『천로역정』의 이야기 가운데 주인공인 크리스천이 ‘소망’이라는 자와 함께 죽음의 강을 건너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스펄전 목사님은 그 이야기를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크리스천은 물에 빠져 죽을까 봐 두려워했습니다. 하지만 소망이라는 친구는 이렇게 얘기하며 크리스천을 격려했습니다. ‘두려워하지 마세요. 바닥이 밟힙니다.” 스펄전 목사님은 이 이야기가 우리가 겪는 시련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고 설파했습니다. 우리가 때로 시련의 강을 만났을 때 우리도 천로역정의 주인공 크리스천처럼 두려움에 빠지곤 합니다. 왜냐하면 그 시련의 강이 너무 깊어, 우리가 거기에 빠져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 주님께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무서워하지 말아라! 물이 깊어도 바닥이 밟힌다.”라고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때때로 우리는 우리가 원치 않는 시련의 강을 건너야 할 때가 있습니다. 때로는 한 치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의 터널을 지나야 할 때도 있습니다. 때로는 정상이 보이지 않는 능선을 타고 끊임없는 고통의 산맥을 넘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두려워하지 마십시다. 시련의 강이 아무리 깊은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래서 거무칙칙한 물빛이 우리의 영혼을 공포로 몰아넣는다 할지라도, 세찬 물결이 우리를 수장시킬 듯이 맹렬하게 몰아친다 하더라도, 모든 강물에는 바닥이 있습니다. 우리가 겪는 시련의 강물에도 바닥이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손을 꼭 잡아 주시는 주님의 손에 붙들려 힘차게 우리의 발을 뻗어 걷는다면, 우리의 발이 닿는 바닥이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아무리 어둠의 터널이 길다 하더라도 언젠가 찬란한 태양이 비치는 터널 반대편과 마주할 것입니다. 우리가 걷는 길은 혹 터널일 수는 있어도 끝이 막혀진 동굴은 아닙니다. 조금만 더 참고 가다 보면 반드시 반대편에서 비춰오는 빛을 보게 될 것입니다.

산 정상이 아무리 높다 하더라도, 한 걸음 한 걸음 앞서 가신 주님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정성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물론 그 과정이 힘들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때로는 내 몸이 녹초가 되고, 내 마음에 좌절감을 느낀다 하더라도, 오늘도 주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조금만 더 힘을 내어 보자! 곧 정상에 다다를 것이다.”

그렇습니다. 오늘도 우리 마음에서 속삭이는 두려움에 내 인생을 맡기지 마십시다. 시련의 강이 아무리 깊어도 반드시 바닥이 있고, 어둠의 터널이 아무리 길어도 빛이 비춰 오는 끝이 있고, 정상이 아무리 높다 하더라도 한 걸음 한 걸음 가다 보면 그 정상에 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에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 28:20) 약속하신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오늘도 우리와 함께 하시는 주님의 품 안에서 용기를 얻어, 주어진 삶 승리하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