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4일 (토요일) 아침의 묵상 – 어린이주일을 앞두고

미국 야구의 전설 가운데 마크 맥과이어(Mark McGwire, 1963-)라는 선수가 있습니다. 그는 23세인 1986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지만 성적이 그렇게 좋지 않았고, 경기에 나서는 횟수도 적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해인 1987년 전반기를 마쳤을 때 30홈런을 기록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습니다. 그 때 그는 당시로서는 신인 가운데 최초로 40홈런을 넘어 50홈런까지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49홈런을 기록한 후 마지막 경기에서 50홈런에 대한 기대로 가득했을 때, 돌연 마지막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첫 아들을 출산하는 아내 곁을 지키기 위해서였습니다. “50홈런은 언제든지 칠 수 있지만, 아기가 태어나는 것은 오늘뿐입니다.”라며 구단의 양해를 구하고 아내 곁으로 가서 아이의 출산을 지켜본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신인 최다 홈런인 49홈런을 쳐 홈런왕에 오름과 동시에 만장일치로 신인왕에 등극하게 됩니다. 그런 그가 1993년 허리와 발목 부상으로 극심한 슬럼프를 겪게 되었습니다. 그는 은퇴를 결심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영웅처럼 따르는 아들 매튜에게 실망감을 주고 싶지 않아 다시금 배트를 움켜쥐었습니다. 그렇게 재기에 성공한 그는 새미 소사(Sammy Sosa, 1968-)와 함께 홈런왕 경쟁을 하면서 메이저리그의 흥행을 이끌기도 했습니다. 1998년 그는 메이저리그 역사를 새롭게 쓰는 62호 홈런을 날리게 되었고, 그 소식을 들은 빌 클런턴(Bill Clinton, 1946-) 대통령은 즉각 축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해 그가 세운 70홈런을 기념하기 위해 기념주화가 발행되기도 했습니다.

맥과이어를 그렇게 전설적인 선수로 만든 힘은 그의 아들이었습니다. 나중에 그가 금지약물을 복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의 명성에 흠이 되긴 했지만, 그는 여전히 학대받은 어린이들을 위해서 매년 100만 달러를 기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이 땅의 아버지들을 향해 이렇게 말합니다. “아버지들이여, 여러분들이 자녀의 영웅이 되십시오.”

어찌 아버지들만 그러겠습니까?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그렇습니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모든 인간관계 중에서 일차적인 관계이며 가장 본능적인 애정이 강한 관계입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 누군가의 자녀가 되고, 아이를 낳으면 아이의 부모가 됩니다. 우리 인간은 다른 어떤 동물보다도 연약한 존재로 태어나서 오랜 기간 부모의 양육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부모가 아이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은 막대합니다. 어쩌면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을 그렇게 연약한 존재로 태어나 부모의 사랑이 없이는 성장할 수 없도록 만드신 이유는 오랜 시간 서로를 의지하며 살도록 하시기 위함일 것입니다. 우리 인간이 ‘돕는’(창 2:20) 자로 지으심을 받은 것처럼 말입니다.

내일은 어린이날입니다. 우리 부모와 어른 세대가 우리 자녀인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첫 번째 사명은 그들의 앞날이 하나님의 사랑 가운데 바르게 성장하도록 기도해 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어린아이를 안고 안수하시고 축복하신 것처럼(막 10:16), 우리도 우리 자녀들과 우리 시대의 아이들을 안아줄 수 있는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내일 어린이날에 우리가 예배를 통해서 그렇게 아이들을 축복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사회적 억압 속에서 잠시나마 해방을 누리며 마음껏 뛰놀 수 있도록 축제의 장을 열 것입니다. 교회당 주차장을 내일은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합니다.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차를 가져오지 마시고, 대중교통이나 택시를 타고 오시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불편함을 통해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과 기쁨을 누리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우리 자녀들, 손주들을 위해 기도하며 하루를 시작하십시다. 예수님께서 그들을 안고 축복하신 것처럼, 우리도 우리의 아이들을 축복하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