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3일 (토요일) 아침의 묵상 – 줄탁동시(啐啄同時)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말이 있습니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병아리와 어미닭이 안팎에서 함께 쪼아야 한다는 말로, 무엇을 하든지 내부와 외부의 협력이 있어야 하고 양쪽 모두가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줄탁동시’에서 ‘줄’(啐)은 알에서 자란 병아리가 때가 되어 알 밖으로 나오기 위해 자신의 부리로 자신을 감싸고 있는 껍질을 쪼는 것을 말하고, ‘탁’(啄)은 안에서 껍질을 쪼아 깨는 병아리를 돕기 위해서 밖에서 어미 닭이 그 껍질을 함께 쪼아 돕는 것을 말합니다. 만일 이런 협력이 없다면 병아리를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합니다. 알 안에서 병아리가 세상에 나가겠다고 열심히 알의 껍질을 깨는데 어린 병아리의 힘으로는 껍질이 잘 깨어지지 않아 그 안에서 너무 오랜 시간 머물게 된다면 힘에 지칠 뿐만 아니라 질식해서 죽게 되고, 알 안에 있는 병아리가 아직 세상으로 나올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데 밖에서 어미 닭이 성급하게 껍질을 깨버린다면 알 속의 병아리는 앞에서 나오겠지만 곧 죽고 말 것입니다. 그래서 안팎에서 같은 시기에 힘을 합쳐야 병아리가 건강하게 세상에 태어날 수 있습니다.

지혜서인 전도서에서는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전 3:1)라고 말씀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때를 맞춰 산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속담도 있습니다. 손뼉이 맞주쳐 소리를 내기 위해서도 박자가 맞아야 합니다. 때를 맞추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왼손과 오른손이 같은 시간에 서로를 부딪쳐야 소리가 나지, 한 손은 물러가고 한 손만 다가간다면 결코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같은 순간에 서로에게 가다가야만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이 자기의 두 손으로 손뼉을 치는 것보다 때를 더 잘 맞추어야 하는 순간은 두 사람이 서로의 한 손으로 서로의 손바닥을 치는 하이파이브를 할 때입니다. 하이파이브를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는 서로가 하이파이브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서로의 기분이 좋다든지, 아니면 서로 마음을 위로하고자 하는 동일한 마음을 가질 때 무언으로, 그리고 눈빛으로 하이파이브를 약속합니다. 그렇게 마음이 통하면 두 사람은 적절한 때에 맞춰 서로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만일 한 사람이 먼저 하이파이브를 하겠다고 손을 내밀었다면 상대방이 그 손을 보고 하이파이브를 하기 위해 가다오도록 기다려야 합니다. 그런 기다림이 없이는 하이파이브가 되지 않습니다. 줄탁동시 – 즉 같은 시간에 서로의 마음이 맞아야 하이파이브가 가능합니다.

우리는 때로 너무 성급함 때문에, 그래서 다른 사람을 기다려줄 여유를 갖지 못해서 좋은 기회를 놓치곤 합니다. 내 기분이나 내 상황만 고려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하나님과 줄탁동시를 이루며 사는 것입니다. 하나님과의 줄탁동시에 우리가 주의를 기울어야 할 부분은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물론 많은 경우 하나님께서 우리의 때를 기다려주십니다. 우리가 성장하기를 기다리기도 하시고, 때로는 묵묵히 참아 주시기도 하십니다. 그런데 때로는 우리가 하나님보다 너무 앞서 나가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때를 기다려 하나님과 동시에 손바닥을 마주쳐야 하는데 하나님의 손을 보지 않고 우리의 손바닥만 허공을 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오늘 하루 너무 성급하지 마십시다. 너무 느리게 가지도 마시고, 하나님의 때를 분별할 줄 아는 지혜를 가지고 하나님과 줄탁동시 – 같은 순간에 손바닥을 마주쳐 멋진 박수와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내 주변 사람들과도 멋진 하이파이브를 위해서, 누군가를 좀 더 기다려줄 줄 아는 여유로움으로 사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