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6일 (토요일) 아침의 묵상 – 오늘도 감사하며 시작하기

지난 2015년 6월,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여고생 더니엘 데이비슨(Dawnielle Davison)이 17년 전 자신을 불 속에서 구해주었던 소방관을 졸업식에 초대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훈훈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 사연을 이렇습니다. 1998년 미국 워싱턴주 웨나치(Wenatchee)에 위치한 한 가정집에 불이 났습니다.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인 목조건물에서 소방관들은 목숨을 걸고 집주인 베이비슨을 무사히 구조했습니다. 그런데 불이 난 집에서 구조되어 정신을 차린 데이비슨이 다시 불난 집으로 급히 뛰어들려고 했습니다. 불이 난 집에는 생후 9개월 된 딸이 아직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딸을 구하겠다고 맨몸으로 화재 현장에 뛰어드는 일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미 불구덩이가 된 집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장비를 갖추고, 경험 많은 소방관에게도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소방관 중 마이크 휴즈(Mike Hughes)는 아이가 불난 집에 남아있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집안으로 뛰어들어갔고, 아기용 침대에서 꼬물거리는 아기를 발견했습니다. 휴즈는 아이를 안고 재빨리 빠져나와 바깥에서 기다리던 동료에게 아기를 건넸습니다. 그 아이는 휴즈가 화재 현장에서 구조한 세 번째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17년 후, 휴즈의 SNS 계정에 한 소녀가 글을 남겼습니다. “소방관 아저씨, 저를 기억하시나요? 생후 9개월 때 아저씨가 저를 불에서 구해주셨어요. 그 아기는 이제 커서 고등학교를 졸업한답니다. 그래서 이번 졸업식 때 특별히 아저씨를 초청하고 싶어요.” 휴즈는 기쁜 마음으로 초청에 응했고 이 사실이 언론에 알려져 당일 졸업식에는 많은 취재진이 몰려왔습니다. 그 사람들 앞에서 휴즈는 ‘지금 이 순간이 소방관으로서의 자기 인생을 모두 표현해주는 가장 보람된 순간’이라며 감격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누가복음 17장에 나오는 사마리아 사람이 떠올랐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던 중 한 마을에 들어가셨을 때, 나병환자 10명을 고쳐주셨습니다. 그런데 고침받은 열 명 중 단 한 사람, 사마리아 사람 하나만 예수님께 돌아와서는 감사를 표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시고 예수님께서는 안타까우셨는지 “열 사람이 다 깨끗함을 받지 아니하였으냐? 그 아홉은 어디 있느냐?”(눅 17:17)라고 물으셨습니다. 왜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하셨을까요? 예수님께서 뭔가를 바라시고 누군가를 고치신 적은 없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하신 일을 통해서 당신이 영광을 받으려 하신 적도 없으십니다. 그런데 고침받은 열 명의 나병환자 가운데 한 사람이 돌아와 감사할 때에는 뭔가 아쉬운 듯한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어쩌면 감사를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우리들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살아가면서 얼마나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까? 유대인의 지혜서인 탈무드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은 배우는 사람이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감사하는 사람이다.” 그렇습니다. 행복하기를 원하면서 행복의 지름길인 감사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우리는 아닌지 생각하게 됩니다. 17년 전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소방관에게 감사했던 여고생 더니엘, 그녀는 어쩌면 17년 전 기억도 없던 그 때를 생각할 때마다 인생이 얼마나 살맛 나는 것인지 깨달았을 것입니다. 그 때를 기억하고 감사하는 한 그녀의 인생은 어느 누구보다도 행복할 것입니다.

2천 년 전 예수님은 우리의 생명을 구해주셨습니다. 불구덩이에서 더니엘을 구해준 소방관 휴즈처럼, 예수님께서는 죄악의 불구덩이를 살아가는 우리를 건져주셨습니다. 그 주님의 은혜와 사랑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사는 한 우리의 삶은 매일이 기쁨이요 행복일 것입니다. 오늘도 주님의 그 사랑을 기억하며 환한 미소로 하루를 시작하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