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5일 (월요일) 아침의 묵상 – 고난주간 기도회를 시작하며
한국예술종합대학교 성악과 교수였던 임웅균 교수의 이야기입니다. 그가 대학 4학년 때 사업에 실패한 그의 가정의 상황은 말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는 학비 마련을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성악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차마 내리기 어려운 결정을 해야 했습니다. 충무로의 한 음식점에서 노래를 부르는 일을 하게 된 것입니다. 학비와 생활비, 어머니의 입원비까지 감당하려면 그 방법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돈을 아끼기 위해 주린 배를 채우려고 펌프 물을 마셨는데, 펌프물의 수질이 좋지 않아서인지 유사 장티푸스에 걸려 치명적인 열병을 앓으며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병이 채 낫기도 전에 불어 가는 입원비에 대한 두려움으로 집안에 있던 백과사전을 팔아 입원비를 충당하고 퇴원해 버렸습니다. 하지만 재발한 고열로 다시 입원을 하게 되었는데, 더 큰 문제는 열이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루하루 39도가 넘는 고통스런 열기를 느끼며, 마음으로는 불어나는 입원비 걱정으로 그는 그 동안 도망만 다니던 한 존재를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게 느끼게 됩니다. 바로 하나님입니다. 그는 단순한 한마디 말로 중얼거렸습니다. “하나님, 한 번만 살려주세요. 내가 당신에게 돌아가겠나이다.” 다음날 그의 체온은 정확히 36.5도로 돌아왔습니다. 그를 살려주신 하나님은 이후 8만 원으로 한 달을 살았던 궁핍한 이탈리아 유학 시절에도, 만족하지 않았던 그의 성악 발성에 ‘벨칸토’ 창법이라는 선물을 안겨 주셨습니다.
‘아름다운 노래’라는 뜻을 가진 벨칸토 창법은 극적인 표현이나 낭만적인 서정보다도 아름다운 소리, 부드러운 가락, 훌륭한 연주 효과 등에 중점을 두고 있기에, 치밀한 성량조절, 유연한 레가토, 화려한 기교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임웅균 교수는 여러 가지 어려운 환경 속에서 기도로 자신의 환경을 극복해 낼 수 있었고, 수려한 성악기법을 선물로 얻을 수 있었다고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기도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 그러나 기도를 통해서 우리는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오늘도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비록 우리가 간구하고 소망하여 드린 기도 그대로 응답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기도에 대한 이야기가 참 많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이 땅에 메시아로 오신 예수님께서도 당신의 삶을 기도로 사셨습니다. 공생애를 시작하시면서도 금식하며 기도하셨고, 예루살렘에 오시면 습관처럼 감람산에 가셨는데 이는 기도하시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리고 십자가를 앞에 두고도 ‘내 마음이 심히 고민하여 죽게 되었다.’(막 15:34)고 말씀하실 정도로 힘든 그 순간에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기도를 드리셨습니다.
예수님의 소원은 십자가를 지지 않으시고 고난의 잔이 지나가는 것이었지만, 당신의 원함보다는 하나님 아버지의 뜻대로 되기를 기도하셨습니다. 그렇게 예수님은 십자가 고난과 죽음을 앞에 두고 간절하게 기도하셨고, 그래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실 수 있었습니다.
우리 교회도 고난주간을 맞아 오늘부터 한 주간 특별기도회를 갖습니다. 이번 기도회에서는 우리 노회 안에 있는 젊은 목사님들을 모시고 귀한 말씀을 듣고 주님의 고난과 십자가를 더욱 깊이 묵상하며 기도하려 합니다. 말씀에도 은혜를 받고, 우리가 무엇을 위해 기도해야 하는지 깨닫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는 기도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저녁 8시부터 한 주간 계속되는 기도회에 많이 참석하여 기도의 능력을 경험하고, 주님의 십자가를 더욱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느끼는 귀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도는 우리 믿는 사람들에게 주신 귀한 특권이고 권리이고 사명입니다. 기도로 승리하는 복된 하루가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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