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9일 (화요일) 아침의 묵상 – 하나님만으로 채워질 공간

서강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인 강영안 교수가 쓴 『철학자의 신학수업』에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파스칼(Blaiss Pascal, 1623-1662)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강영안 교수는 파스칼을 ‘탁월한 인간 관찰자’였다고 표현합니다. 파스칼이 인간 영혼 깊은 곳에 있는 공허, 공터, 빈 공간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 빈 공간을 후세 사람들은 ‘하나님 모양을 한 진공’(God-shaped vacuum)이라고 부릅니다. 그 빈 공간은 세상의 모든 것으로 채워도 다시 공허감에 빠질 정도로, 하나님이 아니면 채울 수 없는 진공이요 공허입니다. 파스칼은 “그렇다면 이 갈증과 무능력이 우리에게 소리치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물은 후 이렇게 답을 내놓습니다. “옛날에는 인간 속에 진정한 행복이 존재했지만 이제는 흔적과 공허한 자국만 남아 있다는 것, 그래서 눈 앞에 존재하는 것들 속에서 얻지 못하는 도움을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 가운데서 찾으면서 자기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로 메꾸어 보려고 쓸데없이 노력하지만 결국 그럴 수 없다는 것, 왜냐하면 이 무한한 심연은 무한하고도 불변하는 하나의 대상, 곧 하나님 자신이 아니면 채울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습니다. 파스칼이 탐구하고 깨달았듯이 우리 인간의 내면에는 창조주 하나님이 아니면 채워질 수 없는 심연이 있습니다. 우리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기에 하나님과의 관계성 속에서만 참된 인간됨의 충만함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범죄하여 하나님의 형상을 잃어버린 인간이 세상의 것들로 그 빈 공간을 채우려 하지만 채워지지 않습니다. 무한하신 하나님으로 채워져야 할 공간이기에 수없이 많은 유한한 것으로는 만족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서 어떤 사람들은 수많은 지식을 자신의 머리에 쌓습니다. 어떤 사람은 행복과 기쁨이라는 최고의 감정으로 채우려 합니다. 어떤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히 여기는 돈으로 그 공간에 채우려 많은 물질을 끌어않으려 합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로 일부를 채우고서 스스로 ‘이 정도면 됐어!’라고 만족할 수 있지만, 어느 순간 지나고 보면 그 자리에 공허감이 찾아오고 맙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대부분 일시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역사상 가장 지혜롭다고 하는 지혜의 왕 전도자도 이렇게 말합니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전 1:2) 이 고백을 했다고 알려진 솔로몬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누구보다도 많은 것을 소유했습니다. 그는 잠언 3천 가지를 말했고, 그가 지어 부른 노래가 천다섯 편이나 됩니다. 담 밑에서 자라는 우슬초에서부터 레바논의 백향목까지, 그리고 짐승과 새와 기어다니는 것과 물고기에 대해서도 모르는 것이 없다(왕상 4:32-33)고 말할 정도로 많은 지식과 지혜를 가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의 궁전에는 은 그릇은 하나도 없고 다 금 그릇이었다고 합니다.(왕상 10:21) 시대에는 은을 귀하게 여기지 않았다고 할 정도로 부를 누렸습니다. 그에게는 후궁이 700명이었고, 첩이 300명이었습니다.(왕상 11:3) 그에게는 어느 것도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것을 누렸던 솔로몬도 공허한 마음에 ‘모든 것이 헛되도다.’고 고백한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결론은 이렇습니다.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문이니라.”(전 12:13)

여러분, 하나님으로 채워지면 우리는 늘 기쁨과 감사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오늘이 그런 날이기를 소망합니다. 세상의 것으로 채우려 하지 말고, 세상의 것이 많지 않더라도 하나님으로만 충만한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이 우리 안에 계시기에 담대하게, 그리고 은혜로 가득한 하루 되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