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7일 (목요일) 아침의 묵상 – 악어의 딜레마

악어가 한 어린아이를 납치한 후에 아이의 엄마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이 아이를 잡아먹을지 말지 알아맞히면 아이를 돌려주겠다.” 그러나 아이의 엄마는 알고 있습니다. 자신이 어떻게 대답하든 악어가 자신의 아이를 잡아먹게 될 것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이에 엄마는 절규하며 이렇게 대답합니다. “너는 분명 내 아이를 잡아먹을 거야!” 이에 악어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자신이 아이를 엄마에게 돌려주면 엄마의 말이 틀린 것이니 아이를 잡아먹어야 하고, 아이를 잡아먹으면 엄마가 맞힌 것이니 아이를 돌려주어야 합니다. 악어는 아이를 잡아먹을 수도 없고, 돌려줄 수도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여기에서 나온 말이 ‘악어의 역설(딜레마)’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이런 역설적인 상황(딜레마)에 놓일 때가 있습니다. ‘역설’이라는 말의 Dilemma는 헬라어에서 ‘둘’을 뜻하는 ‘di’와 ‘제안이나 명제’를 뜻하는 ‘lemma’의 합성어로, 원래 의미는 ‘두 개의 제안’이라는 뜻입니다. 이후에는 두 개의 제안이 있지만, 그 둘 중에 어느 것도 선택하기 힘든 진퇴양난의 상태를 뜻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이런 딜레마 상황을 보여주는 또다른 이야기가 있습니다. 주전 5세기 헬라에 프로타고라스(Protagoras, BC. 485-410)라는 유명한 철학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다방면에 전문가였는데, 특별히 법정에서 변론하는 기술이 일품이었다고 합니다. 그에게 유아톨루스라는 청년이 변론술을 배우기 위해 찾아왔고, 그 청년은 변론술을 배우는 대가로 수업료의 절반을 지금 지불하고, 나머지 절반은 변론술을 다 배운 후에 지불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변론술을 다 배운 후에도 청년은 스승에게 나머지 수업료를 지불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스승은 제자를 법정에 고소하겠다고 하자, 제자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수업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됩니다. 만일 재판에서 제가 이긴다면 당연히 수업료를 내지 않아도 되고, 만일 제가 진다면 변론술을 제대로 배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스승님께 수업료를 내 필요가 없습니다.” 스승은 재판에서 이겨도, 또 져도 나머지 수업료를 받을 수가 없게 된 것입니다.

어쩌면 딜레마는 인간 지혜의 한계를 보여주는 단어일 것입니다. 우리 인간이 아무리 똑똑하다 하더라도 그 지혜로 풀어가기 힘든 문제들이 우리 앞에는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때로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 인간의 지혜로 해결하지 못할 일이 없는 것처럼 자신합니다. 그런데 그건 착각일 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자신의 똑똑함을 의지하거나 자랑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신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잠 3:5) “지혜로운 자는 그의 지혜를 자랑하지 말라.”(렘 9:23) 그렇습니다. 그리스 철학자 프로타고라스가 자신의 지식이나 능력을 자랑하려다가 결국 제자에게 당하고 말았던 것처럼, 우리 인간이 자신의 지혜나 지식을 자랑하다간 자신의 꾐에 넘어가고 맙니다. 똑똑하다는 사람들, 자신이 지혜롭다고 자랑하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에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신의 지혜나 지식을 의지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딜레마와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우리는 당연히 하나님께 지혜를 구해야 합니다. 아니 딜레마의 상황에 놓인다면 그것은 어쩌면 하나님께서 우리로 내 지혜를 내려놓고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라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인간이 아무리 똑똑하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어리석음만큼도 따라갈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꼭 기억해야 합니다. 오늘 하루도 우리의 지혜를 의지하지 말고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며, 딜레마와 같은 상황에 놓인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잘 극복해 가는 복된 하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