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8일 (수요일) 아침의 묵상 – 백조의 노래(Swan Song)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Plato, BC. 427-347년 경)은 그의 책 『파이돈』에서 스승 소크라테스(Socrates, BC. 470-399)의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고 있습니다. 소크라데스의 죽음을 앞두고 소크라테스와 그의 친구, 제자, 추종자들이 모여 ‘영혼불멸’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데, 소크라테스는 ‘죽음이 끝이 아니며, 자신은 죽음 너머의 축복받은 세상으로 가서 기쁨을 누리며 살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소크라테스는 제자 심미아스에게 ‘죽음이 기쁨’이라는 것을 설득하기 위해서 예언의 능력을 가진 ‘백조의 노래’(Swan Song)를 예로 들고 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보아하니 자네들은 내가 백조들보다 예언 능력이 더 모자란다고 생각하고 있군. 백조들은 그 이전에도 노래를 하긴 하지만, 자신들이 죽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바로 그때 가장 많이 그리고 최고로 노래를 하는데, 그건 그들이 섬기는 신 곁으로 떠나는 것을 기뻐하기 때문이라네. 그런데 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자신들의 두려움 때문에 백조들에 대해서도 거짓말을 해서, 그것들이 죽음을 애통해하면서 괴로움으로 인해서 마지막 노래를 부르는 것이라고 하지.”

이 이야기에서 ‘백조의 노래’가 ‘마지막 부르는 최고로 아름다운 노래’라는 뜻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백조의 노래’하면 슈베르트의 가곡집을 연상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슈베르트는 1828년 세상을 떠나는데, 그가 떠나기 직전 작곡한 가곡 14곡을 묶어서 그 다음해에 출판되었는데, 백조가 죽기 직전 단 한 번 운다는 그리스 신화의 전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가곡집의 제목을 ‘백조의 노래’라고 붙인 것입니다. 이처럼 예술가의 최후의 걸작이나 유명인의 마지막 말을 은유적으로 표현할 때에 ‘백조의 노래’라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대나무는 일생 단 한 번만 꽃을 피우는데, 그 꽃이 피고 나면 다음에 발아하는 죽순의 90%가 영양 결핍으로 죽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나무의 꽃을 ‘백조의 노래’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마지막’이라는 말은 우리에게 참 많은 감성을 안겨줍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두려움을 느끼게 하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기쁨을 갖게도 합니다. 소크라테스는 죽음이 기쁨이라고 여겼기에, 그에게 죽음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슬픔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건 우리 신앙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이 이 세상을 기쁨으로 살 수 있는 이유는 우리에게 언젠가 다가올 죽음이라는 마지막 순간이 우리에게 절망이나 두려움이 아니라 기쁨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을 기쁨이요 희망으로 품고 살아가는 사람은 비록 오늘이 마지막이든 아니든 내가 살아야 할 오늘을 기쁨으로 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삶이 마지막에 가까워질수록 백조의 노래를 부를 준비를 합니다.

사도 바울은 자신의 죽음이 임박했음을 알았을 때 이런 고백을 합니다. “전제와 같이 내가 벌써 부어지고 나의 떠날 시각이 가까웠다도다.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딤후 4:6-8) 사도 바울이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이런 백조의 노래를 부를 수 있었던 이유는 그 동안 살아왔던 삶이 믿음을 지키며 최선을 다해 달려왔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의 삶이 백조의 노래를 부를 준비하는 삶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언제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서든지, 오늘 내게 주어진 삶에서 최선을 다하며 믿음의 길을 달려간다면 우리도 마지막 순간에 백조의 노래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영원한 나라, 그리고 주님이 주실 면류관이 예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