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4일 (토요일) 아침의 묵상 – 나와 상관 없는 일?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에 나오는 조슈아 체임벌린(Joshua Chamberlain, 1828-1914)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는 미북동부에 위치한 메인주의 보딘 대학교에서 철학과 수사학을 가르치는 교수였는데, 노예해방을 위한 남북전쟁이 일어나자 노예해방을 주장한 북군에 자원입대하여 지휘관이 되었습니다. 그가 이끈 ‘메인 20연대’는 1863년 7월 1일부터 시작된 게티즈버그 전투에 참가하게 되는데, 이 전투는 남북전쟁에서 가장 참혹한 전투이며 동시에 가장 중요한 전투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로버트 리(Robert Lee, 1807-1870) 장군이 이끄는 7만여 명의 남부군 군사와 조지 고든 미드(George Gordon Meade, 1815-1872) 장군이 이끄는 9만여 명의 북군이 사흘간에 걸쳐 치열한 전투를 벌였고, 불과 사흘 만에 5만여 명에 이르는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이 전투에서 체임벌린이 이끄는 메인 20연대는 게티즈버그 전투의 서쪽 끝인 리틀 라운드 탑(Little Round Top)이라는 고지를 방어하고 있었고, 남부군은 그 고지를 점령하고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다른 부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탄약마저 떨어지자 체임벌린은 병사들에게 착검돌격을 명령합니다. 목숨을 걸고 육탄전을 벌이겠다는 것입니다. 북군의 돌격으로 남부군은 달아나기 바빴고, 결국 게티즈버그 전투에서 북군이 승리를 거둘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찌 전쟁의 승패가 한두 사람으로 인해 결정될 수 있겠습니까만, 체임벌린의 ‘착검돌격’은 불리한 전세를 바꾸는 결정적인 공헌을 했습니다.

조슈아 체임벌린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 의회 명예 훈장을 받았고, 육군 준장까지 진급하여 최종적으로는 제1사단장까지 역임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전쟁이 끝나고 그는 제대하여 다시 대학교수로 돌아갔으며, 이후에는 메인주의 주지사와 보든 대학교의 총장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전쟁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대학교수 출신의 장교가 총알이 떨어질 때까지 고지를 굳건히 방어하고, 착검돌격까지 감행하여 임무를 성공시키는 그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게티즈버그 전투를 다룬 영화나 작품에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조슈아 체임벌린, 사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사람은 아닙니다. 그러나 미국의 노예해방을 위한 남북전쟁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람입니다. 대학 교수인 그가 그 전쟁에 참전한 이유는 자신들과 뭔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가 이끄는 메인20연대의 사람들은 말 그대로 메인주 출신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그 메인주에서는 흑인의 얼굴을 보는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흑인노예들을 해방시켜야 할 절박감이 그들에게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고, 평등하게 살아야 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성경적 가치관에 따라서 목숨을 걸고 전쟁에 참여한 것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우리가 나 몰라라 할 수 없는 일이 분명 있습니다. 특별히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인으로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나와 상관없는 일일지라도 하나님께서 꿈꾸시고 바라시는 것이라면 우리는 기꺼에 순응해야 합니다. 체임벌린은 그 일을 위해서 목숨을 걸었을 뿐만 아니라, 막다른 상황에서 자신과 관계없기에 물러서려 하지 않고 착검돌격을 외치며 최전선으로 뛰어갔습니다. 그런 용기가 전쟁에서 승리하게 만들었고, 노예를 해방시키고 흑인의 차별을 사라지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우리는 종종 ‘그건 나와 상관없는 일이야’라고 말하곤 합니다. 그러나 나와 상관이 없더라도 하나님께서 관심 가지신 일이라면, 하나님께는 아주 중요한 일이라면 우리는 그걸 위해 뭔가를 해야 합니다. 조금 더 큰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말입니다. 오늘 하루 하나님께서 무엇에 관심을 기울이시는지 생각하며, 작지만 하나님의 뜻하심에 동참하는 복된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