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0일 (화요일) 아침의 묵상 – 실수엔 용서를 구하며 살자!

미국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선수 가운데 새미 소사(Sammy Sosa, 1968-)가 있습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7살 때 아버지를 잃고서, 가족들의 생계를 돕는 고달픈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는 불과 17살 때인 1985년 텍사스 레인저스 팀에 입단하며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거로서의 발을 내딛기 시작했습니다. 1998년에는 한 시즌 홈런 66개를 쳤고, 그해 6월 한달에만 무려 20개의 홈런을 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잘 나가던 시절 그는 빈민과 어린아이들을 위한 재단을 만들어 고국인 도미니카공화국의 학교와 병원을 지원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고, 인품과 실력, 겸손함의 미덕까지 갖춰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그런 그는 아메리칸 드림을 일궈낸 대명사격 존재로, 모국인 도미니카공화국에서는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메이저리거 말년은 결코 아름답지 못했습니다. 시카고 컵스에 소속되어 있던 2003년, 그의 방망이가 불법으로 만들어진 것이 발각되면서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성실함과 매너 좋은 신사로 각인된 그의 이미지가 ‘사기꾼’이라는 오명을 쓰고 실추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2004년 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치르던 날, 그는 경기 시작 70분 전이 돼서야 유니폼도 착용하지 않은 채 경기장에 나타났고, 경기 시작 15분 만에 구단의 허락도 받지 않고 경기장을 몰래 빠져나가 차를 몰고 퇴근해 버렸습니다. 이는 동료 선수들을 매우 분노하게 만들었고, 홈 마지막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모두 경기장에 남아 팬들에게 시즌 마무리 인사를 하던 관례를 깨뜨려 팬들로부터도 외면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심지어 그는 7회가 끝난 뒤 경기장을 떠났다고 거짓말을 해 더욱 비난을 샀습니다. 결국 시카고 컵스는 잔여계약금 등 약 4000만 달러(약 500억 원)의 거액을 날려가면서까지 그를 방출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한 시대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새미 소사는 나락을 길을 걷게 되었고, 메이저리거의 최고 영예인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엄청난 기록을 세웠음에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의 거짓말 때문입니다. 그는 불법 코르크 방망이가 들통날 때에도, 또 마지막 홈 경기에서 1회도 마치지 않고 빠져나간 후에도, 그리고 나중에 약물복용 문제가 드러날 때에도 늘 거짓말로 일관했습니다. 미국인들은 누군가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곧장 자신의 잘못이나 실수를 인정하는 데에는 관대한 반면, 거짓말을 하는 경우에는 아주 차가운 시선을 가집니다.

사람은 실수할 수 있고 잘못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자신의 실수와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성경의 위대한 영웅 다윗도 밧세바와의 범죄 사실이 들통났을 때 곧 그 자리에서 인정하고 하나님께 용서를 구합니다. 어쩌면 그랬기에 그렇게 큰 범죄를 저지르고도 하나님께 사랑받고, 백성들에게도 존경을 받는 지도자가 되었습니다. 자신의 잘못이나 실수를 인정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실수를 인정하고 잘못이 드러나면 자신의 인생 전부가 무너져내린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윗의 이야기에서 보듯이 실수를 인정하고 잘못에 용서를 빌 때 오히려 하나님께나 다른 사람에게 용서받을 기회를 얻게 됩니다.

여러분, 우리도 다 실수하는 존재입니다. 우리는 모두 연약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자신의 연약함을 감추기 위해 실수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여전히 죄의 올무에 묶인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서나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약함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며, 진실되이 살아가는 것이 인간다운 모습일 것입니다. 오늘 하루도 하나님 앞에서, 그리고 사람들 앞에서 나의 진실된 모습을 감추지 말고 진실됨으로 사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