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7일 (토요일) 아침의 묵상 – 백한 번째 망치질

덴마크에서 태어난 제이콥 어거스트 리스(Jacob August Riis. 1849-1914)는 21살이던 1870년 미국 뉴욕으로 이민을 왔습니다. 당시 미국은 공황시대로 이민자들에 대한 냉대가 아주 심하던 때인지라, 그는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빈민가를 떠돌아야 했습니다. 7년 동안 그런 비참한 생활을 하던 그는 경찰출입기자가 되면서, 빈민굴 생활을 하던 자신의 과거 체험을 살려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는 빈민가의 실태를 사진으로 고발하여 미국의 각성을 촉구했습니다. 19세기 말 뉴욕은 범죄도시였습니다. 매일같이 유럽에서 오는 이민자들을 실은 배들은 대책없이 뉴욕에 유럽의 이민자들을 쏟아냈고, 가난한 이민자들로 인해 뉴욕은 우범지대가 된 것입니다. 때마침 플래쉬가 발명되면서 제이콥 리스는 다른 사진 기자들이 꺼려하는 뉴욕의 밤 뒷골목 이민자들의 어둡고 추한 모습을 촬영하여 기사를 쓰고 책을 쓰면서 사회개혁을 이끌었습니다. 그는 그의 책 『세상 사람들은 대부분 어떻게 살고 있는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과거 여기에서 생활한 경험으로 말한다면 빈곤과 악의 실태는 도저히 붓으로써는 표현할 수 없다. 그것은 다큐멘터리성을 가진 사진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사진을 통해 현실을 보지 않는다면 어떤 설명을 한다 하더라도 이해하거나 느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사진과 글로 최악의 상황을 살아가는 빈민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고발한 것입니다. 그런 그의 노력 덕분에 시 당국은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는 전염병을 예방하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그가 세상에 대한 증오로 시간을 보내는 빈민층 사람들에게 항상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나는 현실이 힘들고 고단할 때마다 석공이 망치로 바위를 백 번 때려 금이 가게 하는 과정을 구경하러 갑니다. 바위가 백한 번째 망치질로 인해 두 조각이 난다면, 나는 그것이 마지막 한 번의 망치질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분명히 그것은 지난 백 번의 망치질 덕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빈민층 사람들에게 세상에 대한 원망보다 미래를 바라보며 노력하라고 주문한 것입니다. 빈민들을 향한 시 당국이나 사회적 변화도 중요하지만, 우리 스스로 변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우리는 때로 사회구조적 불합리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기도 하고 때로는 불편과 부당한 대우를 받기도 합니다. 그런 사회적 부조리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사회적 부조리만 탓하고 있는 것은 우리 스스로 패배자임을 자인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때론 망치로 큰 바위덩이를 내리치는 것같이, 때로는 낙숫물로 바위를 뚫으려 하는 것같이 우리의 노력이 너무나도 미미한 것에 지나지 않을지라도, 우리는 그런 노력을 끊임없이 계속해 가야 합니다. 그것을 통해서 사회적 변화도 이끌낼 수 있지만, 우리 스스로가 성장해가기 때문입니다.

우리 신앙인은 주어진 현실을 그냥 받아들이며 사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꿈꾸시는 아름다운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만들어가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물론 그것이 우리의 힘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때론 힘을 주시기도 하고 때론 버틸 수 있는 은혜를 주시기도 하십니다. 그 하나님을 신뢰하고 우리의 삶에 백한 번째 일어날 변화를 위해 우리는 오늘도 또 한 번의 망치질을 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오늘도 우리를 도우신다는 확신을 가지고 말입니다.

오늘 하루도 주님이 주신 능력을 의지하여 내게 주어진 삶에서 내가 조금이나마 바꿔 갈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조금이나마 바꿔 갈 수 있는 복된 삶을 사십시다. 내 삶이 또 한 번의 망치질이 되도록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