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일 (금요일) 아침의 묵상 – 속사람을 새롭게 하자!
‘남귤북지’(南橘北枳)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강남의 귤이 강북 가면 탱자가 된다.’는 뜻입니다. 이 말은 주변 환경에 따라서 사람이 달라진다는 것을 비유할 때 쓰입니다. 이 말은 춘추전국 시대 제(齊)나라의 명재상이었던 안영(晏嬰)이라는 사람의 일화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안영은 그 키가 여섯 자(尺)가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키가 140cm도 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비록 키는 작았지만, 그의 총명하고 뛰어난 말솜씨는 상대할 사람이 없었다고 합니다. 어느 해엔가 초(楚)나라의 영왕(靈王)이 그를 자신의 나라로 초청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안영이 너무 유명하니까 만나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유명하다는 그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고 싶은 심술도 있었습니다. 영왕은 안영이 재능에 비해 키가 작고 외모가 볼품없음을 보고 비꼬며 말했습니다. “자네 같은 인물을 사신으로 보내는 걸 보면 제나라에는 인재가 없는가 보구려.” 안영의 키가 너무 작은 것을 비웃는 말이었습니다. 그러자 안영은 태연하게 대꾸하였습니다. “우리나라는 큰 나라에는 큰 사람을, 작은 나라에는 작은 사람을 보냅니다.” 초나라를 작은 나라라고 돌려 말한 것입니다. 얼마 후 영왕은 절도죄를 저지르고 잡혀가는 제나라 사람을 보며 말했습니다. “제나라 사람은 원래 도둑질을 잘 하오?” 그러자 안영이 말했습니다. “회남의 귤나무를 회북에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되지요. 잎사귀는 비슷하지만 열매의 맛은 너무나 다릅니다. 바로 물과 토양의 차이 때문이죠. 저 사람은 제나라에 있을 때는 도둑질이 무엇인지 몰랐는데, 초나라에 와서 도둑질을 하는 것을 보니 이 나라의 풍토가 좋지 않은가 봅니다.” 여기에서 나온 말이 남귤북지(남쪽에서는 귤이었던 것이 북에 오니 탱자가 되었다.)입니다.
중국의 역사가 사마천(司馬遷)은 이런 안영을 존경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약 지금 안자(晏子-안영)가 살아있다면 나는 말을 끌며 그를 모시는 마부의 신세가 되어도 좋다. 그만큼 나는 안자를 흠모한다.” 공자(孔子) 역시 “안영은 해로움을 멀리하는 사람이라고 할 만하다.”고 말하며 그를 극찬했습니다. 겉으로는 볼품이 없지만, 그의 내면이 좋은 인품으로 가득 찬 안영은 그토록 많은 사람에게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 안영이 오늘 우리 시대를 살고 있다면 어떨까요? 지나치게 외모를 중시하는 오늘 우리 시대에 안영은 그렇게 환영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어쩌면 그는 초야에 묻혀 묵묵히 자신의 인품과 지혜와 덕을 묵히며 살고 있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 시대에 사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관심받는 것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자신을 과시하여 다른 사람에게 관심받기 위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유튜브 등의 개인방송을 통해서 자신을 PR하는데 열을 올리기도 합니다. 내면을 가꾸고 내면의 덕을 쌓는 일에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어쩌면 사도 바울이 디모데에게 충고한 말씀이 오늘 우리 시대를 향한 안타까운 호소일 것입니다.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은 부인하니 이같은 자들에게서 네가 돌아서라.”(딤후 3:5)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경건한 척하는 외적 상태를 가꾸는 데에 관심을 가질 뿐, 경건의 능력으로 살아가는 신앙의 내면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과감하게 “이같은 자들에게서 네가 돌아서라!”고 말씀합니다. 그런 종류의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세상은 갈수록 겉모습에 관심을 갖는다 하더라도 우리는 내면을 가꾸는 일에 힘을 쏟아야 합니다. ‘겉모습은 낡아지지만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진다.’(고후 4:16)는 말씀처럼, 우리의 속사람을 새롭게 가꾸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오늘도 겉모습보다 속사람을 새롭게 하고, 속사람을 아름답게 만드는 복된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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