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7일 (토요일) 아침의 묵상 – 자만심에 눈이 가려져

1804년 프랑스 역사상 최로의 황제에 오른 나폴레옹(Napoleon, 1769-1821)은 8년 뒤인 1812년 러시아 원정길에 오릅니다. 이유는 영국에 대한 대륙봉쇄령을 러시아가 어겼기 때문입니다. 나폴레옹은 1806년 베를린 칙령을 통해 영국에 대한 경제적 봉쇄정책을 단행했습니다. 섬나라인 영국을 경제적으로 고립시키면 경제파탄이 일어나 영국을 쉽게 정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러시아가 나폴레옹의 정책을 따르지 않자 러시아를 침공하기 위해서 원정을 갔던 것입니다. 1812년 러시아 원정길에 오를 때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원정을 늦춰야 한다고 조언을 했습니다. 그해 겨울 날씨가 예년이 비해 훨씬 추울 것이기에 원정길에 오르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참모들의 조언을 무시했습니다. 날씨가 뭔 대수인가 하는 마음, 러시아쯤이야 금방 정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나폴레옹은 60만 명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대군을 이끌고 쉽게 러시아 모스크바에 입성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러시아의 군대는 겨우 23만 명이 지나지 않아 나폴레옹의 대군과 맞서 싸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의 쿠투조프(Kutuzov, 1745-1813) 사령관은 나폴레옹과의 전면 대결을 피한 채 내륙 쪽으로 후퇴했습니다. 후퇴하면서 식량과 도시를 불태우는 청야전술(淸野戰術)을 구사했습니다. 그러면서 프랑스 군을 러시아 안쪽 깊숙한 곳으로 유인했습니다. 나폴레옹은 러시아의 황제가 항복해 오기를 기다렸으나 아무런 소식도 없었고, 그러는 사이 겨울철이 다가와 나폴레옹 참모들의 조언대로 강한 한파가 몰아닥쳤습니다. 결국 강추위에 식량까지 바닥이 나면서 나폴레옹의 군대는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리며 수많은 병사들이 죽음을 맞아야 했습니다. 결국 나폴레옹은 퇴각을 명령할 수밖에 없었고,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은 그렇게 실패로 끝이 나고 말았습니다. 나폴레옹이 러시아 원정에서 패배하였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의 지배 아래 있던 나라들이 일제히 나폴레옹에 반기를 들고 일어났고, 1813년 10월 라이프치히 전투에서도 나폴레옹 군이 패배하면서 나폴레옹은 힘을 잃고 결국 황제의 자리에서 물러나 지중해의 엘바 섬으로 유배를 가야 했습니다.

자만심이 얼마나 무서운 적인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분명 객관적으로 보면 러시아 군보다 나폴레옹의 군대가 훨씬 더 강합니다. 그러나 전쟁은 군사력만 가지고 승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런데 나폴레옹은 러시아의 추운 날시를 고려하지 않았고, 참모들의 조언도 듣지 않았습니다. 그건 자만심 때문입니다. ‘나의 군대를 막을 적군은 없어! 어떤 환경에서든 우리를 이길 수 있어!’라는 자만심이 무리하게 러시아를 침공하게 만들었고, 결국 전쟁에서 패했을 뿐만 아니라 황제의 자리까지 내어놓고 유배당해야 하는 처지에 빠지고 맙니다.

그래서 성경에서는 결코 교만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쳐줍니다. 하나님께서는 예레미야 선지자를 통해서 에돔 백성들에게 “네 마음의 교만이 너를 속였도다.”(렘 49:16)라고 책망하십니다. 교만이 자기 스스로를 속였다는 말씀은 교만하여 자신을 바로 보지 못하고, 그 결과 멸망을 재촉하고 있음에도 그걸 깨닫지 못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나폴레옹에게 주시는 경고와 결코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교만이나 자만심은 우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도록 우리의 눈을 가려버립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실패가 찾아오고 파멸의 때가 가까이 왔는데도 이를 알아보지 못하게 합니다.

여러분, 우리는 주님을 닮아 늘 겸손해야 합니다. 교만이나 자만심이 우리의 눈을 가리게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신앙의 눈으로 우리 자신과 나의 상황을 바로 보고, 겸손히 하나님을 섬기며 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