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5일 (목요일) 아침의 묵상 – 내 인생의 검은 개

영국의 국민적 영웅 윈스터 처칠(Winston Churchill, 1874-1965)은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면서 지금까지도 영국인들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존경을 받는 정치인입니다. 그는 1900년 스물 여섯의 젊은 나이에 하원의원에 당선된 후 일생을 정치가로 활동했고, 특별히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총리로 있으면서 모든 여건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리더십과 선견지명을 발휘해 전세를 뒤집어 연합군의 승리를 이끌어냈습니다. 그런 영웅에게도 어두운 그림자가 있었습니다. 바로 낮은 자존감과 우울증이었습니다. 그는 21세에 어머니께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저는 마음이 침체되면 힘이 없어서 편지 한 장 손에 들기 어렵고, 무엇을 읽는다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여기서 벗어나려고 아버지의 연설문을 자주 반복해 읽어봅니다. 그 내용을 모두 암기하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그러나 연설문 외에는 어느 것 하나 읽을만한 기력조차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우울증은 평생 그를 따라다니며 괴롭혔고, 처칠은 그 우울증을 ‘검은 개’(Black dog)라고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그 검은 개는 평생 그를 따라다녔고, 쫓아내려 해도 쫓아낼 수도 없었고 사라지지도 않았습니다. 그런 우울증으로, 자기도 모르게 뛰어내릴 것을 걱정하여 평생 발코니나 기차역의 철로 가까이에 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검은 개인 우울증이 평생 자신을 따라다녔지만, 그는 그것으로 인해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그는 우울증과 싸우려하지 않았고, 그져 버티고 견디기만 했습니다. 우울증으로 인해 기분이 나락으로 가라앉을 때면 자신의 취미인 그림과 글쓰기에 매달렸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울증을 버텨냈고, 보다 가치 있는 일에 몰두하며 존경받는 위대한 위인의 자리에 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에게도 우울증은 아닐지라도 평생을 따라다니는 ‘검은 개’와 같은 것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지독한 가난으로 평생 힘든 삶을 살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심각한 질병으로 인해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 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사도 바울도 평생 연약한 몸에 질병으로 인해 고통을 당했습니다. 그가 하나님께 세 번이나 간곡하게 기도를 드렸다고 말할 정도로 그 병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하나님께서는 그의 병을 고쳐주지 않으셨습니다. 어쩌면 질병이 사도 바울에게는 ‘검은 개’였습니다. 하나님께서 고쳐주지 않으심으로 그 검은 개를 곁에 두고 평생을 살아야 했던 사도 바울은 그것 때문에 더욱 주님을 의지하게 되었고, 그를 통해서 주님께서는 당신의 크신 능력을 나타내셨습니다.

그렇습니다. 때론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검은 개’와 같은 어두운 그림자가 우리에게 있지만, 그것에 굴복하지만 않는다면 그것을 통해서 우리는 더욱 성장하게 됩니다. 윈스턴 처칠이 검은 개인 우울증 때문에 더욱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림으로 위대한 지도자로 성장한 것처럼, 사도 바울이 검은 개인 질병으로 인해 더욱 하나님을 의지함으로 위대한 사도가 된 것처럼 말입니다. 어쩌면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검은 개 한 마리씩 붙여놓으셨는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우리의 연약함을 깨달으며 살도록 말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한없이 교만해지고, 하나님 앞에서조차 안하무인으로 설칠 수 있는 존재가 우리 인간이기 때문에 말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모두 연약한 존재입니다. 검은 개에 시달리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우리에게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검은 개와 같은 것이 있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고, 하나님을 의지하면 그것을 견디어낼 수 있음을 기억하고 오늘 하루도 그것에 발목 잡히지 않고 담대하게 사십시다. 검은 개는 우리를 넘어뜨리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를 더욱 채찍질하여 바르게 살도록 만드는 은총의 도구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