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6일 (화요일) 아침의 묵상 – 인간적인 것과 영적인 것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헤라클레스(Herakles)는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최고의 영웅입니다. 그는 제우스(Zeus)와 이미 결혼한 여인인 알크메네(Alkmene)와의 불륜으로 태어났습니다. 그래서 제우스의 아내 헤라(Hera)는 헤라클레스가 태어나 요람에 있을 때 그를 죽이려고 독사를 보냈지만, 어린애였던 헤라클레스가 그 뱀의 목을 눌러 죽이고 말았습니다. 이후 헤라클레스는 헤라 여신의 간계에 의해 에우리스테우스(Eurystheus)의 부하가 되어 12가지 힘든 과업을 이뤄내야 했습니다. 물론 헤라클레스는 그 모든 과업을 거뜬히 이루어냅니다.

그렇게 천하무적과도 같은 헤라클레스도 결국은 죽음을 맞게 됩니다. 활쏘기 대회에서 우승한 헤라클레스는 승리의 기념으로 아버지 제우스 신에게 제사를 드리게 됩니다. 제사를 드리기 위한 예복이 필요해 예복을 가지러 아내에게 가는데, 헬라클레스의 아내 데이아네이라( Deianeira)는 헬라클레스가 다른 여인을 좋아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질투심에 불타 올라 히드라의 독이 발라져 있는 옷을 남편에게 줍니다. 헤라클레스가 그 옷을 입자 그의 전신에 독이 스며들어 극심한 고통을 겪게 되고, 옷을 벗으려 하나 옷이 몸이 달라붙어 벗겨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헤라클레스는 장작더미에 올라 불길 속에서 그의 마지막을 맞게 됩니다. 지상 최고의 영웅 헤라클레스가 그렇게 불길 속에서 몸이 불타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신들은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버지 제우스는 그런 신들에게 ‘불에 사멸되는 것은 인간인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부분이고, 신인 자신에게서 받은 것은 불멸하는 것이니 그를 신들의 세상으로 데려오겠다.’고 제안했고, 신들은 제우스의 말에 동의했습니다. 결국 인간의 몸이 불타버린 헤라클레스는 어머니로부터 받은 인간적인 것들은 다 불타고, 신성한 부분은 새로운 생명력을 얻어 더욱 고상한 풍채와 위엄을 갖추게 됩니다. 그리고 제우스가 보낸 마차를 타고 하늘에 올라 별들 사이에 살게 됩니다.

그리스 신화 이야기는 우리에게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줍니다. 헤라클레스의 긴 이야기 가운데 그가 죽음에 이르렀을 때의 이야기만 들려드렸습니다만, 그의 죽음이 우리에게 암시하는 교훈이 있습니다. 이 땅에서 좋은 일을 많이 했던 헤라클레스는 천상의 신들에게 인정을 받았고, 그의 죽음에 이르렀을 때 그는 인간적인 것들이 다 불타버렸지만, 불멸인 신적인 부분은 더욱 새롭게 되어 영원한 천상에서 행복한 삶을 살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성경의 가르침과 맥을 같이 합니다. 우리가 인간적인 것들을 벗어버릴 때 신적인 것들로 충만하게 됩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갈 2:20)고 고백합니다. 우리가 십자가에 못박히면 나의 육체적 자아가 죽고,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살아계심으로 우리가 그리스도의 사람으로 살 수 있다는 고백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세상에서 소멸될 수밖에 없는 것들을 벗어버릴 때 우리 안에 있는 영원함이 그 빛을 드러냅니다. 예수님이 내 삶에서 드러나기 위해서는 육체적인 것들이 불타 없어져야 합니다. 우리의 정욕과 욕망과 시기와 분냄과 다툼과 비방 등 말입니다. 우리가 세상적인 것들, 육체적인 것들을 완전히 불태우고 벗어던질 수는 없습니다. 다만 우리 안에서 세상적이고 육체적인 것들이 삶에 중심이 되지 않게 해야 합니다. 세상적인 부분이 점점 작아지고 영적이고 영원한 것이 더욱 많이 우리에게 충만해지도록 말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참된 신앙인다움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