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8일 (월요일) 아침의 묵상 – 내진설계 기초공사

  현대건축의 3대 거장 중에 하나로 손꼽히는 미국의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 1867-1957)가 일본의 수도 도쿄에 특급호텔을 재건축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이 공사는 1918년에 착공하여 4년 후인 1922년에 끝이 났습니다. 공사 기간이 그렇게 길었던 이유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기초공사를 오랫동안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그로 인해 많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기초공사가 중요하다고 해도 너무 오랫동안 하는 것 아니냐?’ ‘공사비를 횡령한 것 아니냐?’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한 것 아니냐?’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공사가 끝난 다음 해인 1923년 도쿄에 그 유명한 관동대지진이 발생해 주변의 건물들이 모두 무너졌지만, 그가 세운 호텔만은 끄떡없이 버텨냄으로 그 진가가 나타났습니다. 그 호텔이 제국호텔(Imperial Hotel)입니다. 그 이후 이 호텔은 안전한 최고급 호텔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주로 왕족이나 유명인들이 머무는 일본의 대표적인 호텔이 되었습니다. 후에 라이트는 그의 자서전에서 “일본에서 건물을 지을 때는 무시무시한 지진을 고려해야 한다. 지진과 싸울 필요가 무엇인가. 지진의 움직임에 순응하면서 그것을 극복하면 되는 일이 아닌가”라는 전제에서 설계를 시작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일본에서는 지진이 지금도 자주 일어납니다. 건축가 라이트는 그런 지진과 싸우려 하지 않고 지진의 움직임에 순응하기 위해서 오랜 기간 기초공사를 했던 것입니다. 요즘은 당연히 건물을 지을 때 그렇게 지어야 합니다. 그것을 내진설계라고 합니다.

  건물을 세울 때 기초공사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기초공사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초공사를 잘못했을 때, 평소에는 그것의 중요성을 잘 알지 못합니다. 기초공사의 중요성은 위기가 닦쳤을 때에야 비로서 그 진가가 나타납니다.

  우리 신앙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경은 아주 분명하게 그것에 대해서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산상수훈을 말씀하신 후에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그 집을 반석 위에 세운 지혜로운 사람같다.”(마 7:24)고 말씀하십니다. 성경이 말하는 신앙의 기초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말씀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성경을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들은 그 말씀을 따라 사는 것입니다. 말씀을 듣고도 행하지 않으면 그것은 ‘모래 위에 집은 지은 어리석은 사람’같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생각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말씀을 읽고 듣고 묵상할 때 말씀에 우리의 생각을 유연하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건축가 라이트의 말에 비추어 본다면 ‘지진과 싸우려 하지 않고 지진의 움직임에 순응함으로 지진을 극복하는 것’처럼, 말씀을 대하는 우리의 생각이나 사고가 너무 경직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지진이나 쓰나미와 같은 고난과 유혹과 힘든 문제가 몰아닥칠 때, 어떤 한 가지 기준만 가지고 그것을 대처하다간 우리의 인생이 부러지거나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그 상황에 하나님께서 나에게 무엇 말씀하시고, 내가 어떤 말씀으로 그 상황을 이겨내야 할지 우리는 유연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것을 기르는 것이 영적 훈련입니다.

  여러분, 올 한 해 우리의 인생과 신앙에 기초를 닦는 일을 게을리하지 마십시다. 우리는 늘 하나님의 말씀으로 우리의 인생과 신앙에 기초를 닦아야 합니다. 그래야 어떤 어려운 순간이 오더라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열린 마음으로 말씀을 읽고 듣고 묵상하면서 우리 인생을 말씀 위에 깊이 뿌리내리는 복된 삶이 되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