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5일 (금요일) 아침의 묵상 – 비판보다는 격려를

류시화 씨가 쓴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라는 책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미국의 한 대학에 문학적 재능이 뛰어난 젊은이들이 있었습니다. 모두 시인 소설가가 될 꿈을 가지고 있었고, 문장력과 표현력에 있어서 우월을 가리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그들은 ‘문학비평 클럽’을 만들어 서로의 작품을 비평했습니다. 아무리 사소한 문학적 표현일지라도 아주 냉정하고 신랄하게 분석하고 비판했습니다. 이런 비평을 통해 서로의 문학적 재능을 최고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여겼습니다. 그 대학에 또 다른 문학 클럽이 있었는데, 그들의 모임 이름은 ‘문학 토론 클럽’이었습니다. 그들은 서로의 작품을 읽고선 비평보다는 부드럽고 긍정적이며 서로 격려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비평이나 비판은 거의 없었습니다. 이 클럽에서는 아무리 사소한 문학적 표현이라 하더라도 높이 평가받고 격려받았습니다. 20년이 흐른 뒤, 그 대학 교무과에서 동문 학생들의 경력에 대해 조사를 하던 중 ‘문학비평 클럽’과 ‘문학 토론 클럽’ 회원들의 문학적 성취에 두드러진 차이점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비평 클럽에 소속되어 있던 그 많은 문학 천재들 중 단 한 명도 이렇다 할 활동을 하지 못했습니다. 반면 토론 클럽에 속했던 문학도들 중에는 여섯 명의 뛰어난 작가가 탄생해 문단이 인정하는 높은 문학적 성취를 이루었습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비판 정신을 길러야 한다고 배워왔습니다. 비판의 능력이 곧 자기의 능력인 것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 비판이 건설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는데 큰 도움이 될까요? 일정 부분 비판의 능력을 갖추는 게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의 내면에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심리학자 아브라함 매슬로우(Abraham Maslow, 1908-1970)가 주장한 ‘인간 욕구 5단계 이론’에 의하면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만족되어야 최종적인 자아실현의 욕구를 이룰 수 있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다른 이들에게 나의 존재에 대해 안정받지 못한 사람은 자신이 꿈꾸고 이루고 싶은 진정한 자아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갖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면 늘 불안하고 만족하지 못한 삶을 삽니다. 조금 부족하더라도, 조금 모자라더라도 서로를 격려하고 인정해줄 때 그의 내면에 남아 있는 능력까지 끌어올려 더 높은 성취를 이뤄갈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정해준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격려하고 더 큰 사람으로 세워주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꿈꾸시던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길목에서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면 붙잡혀 고난을 받고 십자가에 죽임당하고 3일 만에 살아나리라.’고 거듭거듭 말씀하시는데도, 그들은 누가 높은 자리를 차지할 것인가를 놓고 논쟁했습니다. 더군다나 스승이신 주님께서 붙잡히실 때 그들은 모두 주님을 버리고 도망쳤습니다. 그런 못난 제자들인데도 주님은 그들을 다시 불러 하나님의 나라를 이뤄가는 일을 맡기셨습니다. 못난 제자들을 비난하거나 비판하지 않으시고, 그들을 믿어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이 믿어주심 그대로 그들에게 성령이 임하시자 그들은 세계 역사를 바꾸는 복음의 일꾼들이 되었습니다.

여러분, 주님은 우리를 격려하시는 분입니다. 우리에게 부족하고 못난 부분이 있더라도 책망하거나 비판하지 않으시고, 인정해 주시고 힘을 실어주십니다. 그 힘으로 우리가 오늘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도 오늘 내가 만나는 사람이 혹 실수하거나 부족함이 많이 보일지라도 비판하거나 정죄하기보다는 격려하고 믿어주고 인정해 주십시다. 그것이 그와 나를 더 큰 사람으로 만드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