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1일 (월요일) 아침의 묵상 – 반란이 아닌 개혁을

지금 상영중인 ‘서울의 봄’(김성수 감독)이라는 영화가 연일 흥행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봄’은 1979년에 있었던 12.12군사반란의 긴박했던 9시간을 다룬 영화로, 개봉한 지 15일도 되지 않아 누적 관객수가 5백만 명을 넘어서면서 1000만 명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황정민과 정우성 배우의 뛰어난 연기력과 김성수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이 빛나는 작품이지만, 무엇보다도 흥행에 성공한 이유는 한국 현대사에 결코 지울 수 없는 빼아픈 군사반란의 내막을 되새김질하게 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자신의 스마트워치를 통해 심박수를 확인하고 이를 찍어 SNS에 올리는 ‘심박수 챌린지’가 유행할 정도로,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들은 군사반란을 일으키는 모습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정치적인 야욕을 위해서 내란도 불사한 군사반란을 일으킨 주범들이 이후 국가 요직을 꿰어차고 있었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그걸 확인한다는 것 자체에 분노를 더욱 자극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봄’ 영화을 보면서 두 가지 생각하게 만든 것이 있었습니다. 그 첫 번째는 무능한 지도자가 얼마나 공동체에 큰 해악을 끼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군사반란을 막을 수 있는 국방부장관의 모습이 그것입니다. 영화에서는 조금 더 극적으로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참모총장 공관에서 총소리가 나자 가족과 함께 장관 공관에서 빠져나와 한미연합사 사령부로 도망치고, 이후에는 반란군에 체포되고 반란군에 맞선 수도경비사령관에게 투항을 권유하다가 그것이 실패하자 수도경비사령관의 직위를 해제시킴으로써 군사반란이 성공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국방부장관이 진정 나라를 사랑하고 끝까지 뚝심있게 지켜냈다면 군사반란은 성공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두환보다 선배요 고참인 군 지휘관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전두환에게 끌려다니는 모습은 참으로 무능한 지도자의 폐해를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군사반란 이후 그들이 모두 권력의 자리를 하나씩 차지했다는 것이 아이러니입니다.

또 하나는 자신의 야욕에 사로잡힌 인간이 얼마나 무서울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영화에서 전두광으로 각색한 전두환의 정치적인 야욕은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말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고 하면서 사실상 자신의 정치야욕에 처절한 노예일 뿐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욕망이 있습니다. 욕망이 있기에 더 나은 삶을 추구하고, 그걸 위해서 노력합니다. 그런데 그런 야욕이 지나치면 잘못된 욕망을 갖게 됩니다. 우리 인간에게는 그런 욕망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반성하고 절제하는 이성도 존재합니다. 그런데 그 이성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욕망의 노예가 되고 맙니다. 전두광과 그를 추종하는 군사반란 무리들이 그걸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러분, 12.12군사반란은 분명 우리 시대의 아픈 역사입니다. 그나마 영화 중의 이태신 장군으로 등장하는 수도경비사령관이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는 군인으로 남겠다고 마지막까지 저항하는 모습에는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합니다. 역사는 반란군의 승리처럼 보이지만 불과 한 세대도 지나기 전에 반란군들을 향한 국민적 저항과 비판은 거세졌고, 영화를 통해서 국민들은 그것을 다시금 확인했습니다. 반란군이 승리한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을 말입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반란이 아닌 개혁을 촉구합니다. 우리 자신에게도, 그리고 사회에도 언제나 필요한 것은 개혁입니다. 개혁이란 새롭게 바꾸는 것입니다. 뒤집어엎는 것보다 새롭게 바꾸는 개혁이 힘들다고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가 스스로 끊임없이 새롭게 되기를 바라십니다. 신앙인은 날마다 새로워지는 사람입니다. 오늘도 우리의 마음과 환경을 조금씩 새롭게 바꿔 가십시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모습으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