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9일 (토요일) 아침의 묵상 – 공원보다 자연 속으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공원을 참 좋아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도시에는 랜드마크 형식의 대형 공원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서울의 여의도공원,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 등이 그 대표적입니다. 그런 대형 공원만이 아니라 크고 작은 공원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습니다. 왜 그렇게 공원이 많은 것일까? 그 이유를 건축사 유현준 교수는 그가 쓴 책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이렇게 설명합니다. 세계 최초의 도심 공원은 영국 런던 버킹엄 궁전 앞에 있는 하이드 파크(Hyde Park)입니다. 하이드 파크가 생겨난 배경은 이렇습니다. 산업혁명 이전의 경제구조는 농업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농업의 일터는 햇볕을 받으면서 일하는 야외입니다. 농부가 땅을 갈고 씨를 뿌리면, 하늘에서 비를 내리고 햇볕을 주어서 농사가 이루어집니다. 농업은 자연과 협업하는 것이었고, 자연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장소였습니다. 그런데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사람들은 일자리가 있는 도시로 몰려들었습니다. 산업혁명 초기 도시의 환경은 오늘날과는 천양지차였습니다. 도시의 노동자들은 창문도 없는 방에서 여러 명이 함께 살아야 했고, 밀폐되고 비위생적인 공장 안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당시의 평균 수명이 40세 정도였으니, 생활환경이 얼마나 열악했는지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서 도심 속에 자연을 도입한 것이 바로 도심 공원입니다. 노동자들이 가족들과 자연을 즐기면서 산책하는 용도가 도심 공원이지만, 특별히 영국의 하이드 파크는 공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석탄 매연으로 뒤덮인 런던의 허파 구실을 하기도 했습니다. 현대에도 거대한 빌딩 숲 가운데에 공원을 만들어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고, 바쁘고 지친 현대인의 삶에 여유를 즐기고 있는 것입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너무나도 멀리 떨어져 자연을 가까운 도심에 작게 만들어놓은 것이 공원이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합니다. 그 자연은 사람들의 편리와 이익을 위해서 개발된 상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만들어놓으신 그 모습 그대로를 말합니다. 그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할 인간이 자연의 곁을 떠나 도심으로 모여들면서 자연에 대한 갈망이 생겨났고, 그래서 공원이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도심의 편리함 속에서 살아가지만 우리 인간의 마음에는 여전히 자연을 그리워하고, 자연과 벗해야만 생존을 유지할 수 있는 본질이 있기 때문입니다.

왜 그럴까요? 왜 우리 인간은 자연과 함께 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것일까요? 그건 하나님께서 처음 인간을 창조하실 때 자연의 일부로 우리를 만드셨기 때문입니다. 처음 인간 아담과 하와가 살던 곳이 에덴동산입니다. 하나님께서 도시를 만드시고, 거기에 인간을 살게 하신 것이 아니라, 동산을 만드시고 그 안에 살게 하셨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살아야 할 삶의 현장입니다. 현대인의 탐욕이 우리 인간을 자꾸만 도시에 머물게 하지만 우리의 삶의 자리는 자연입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때 인간은 가장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을 느낍니다.

오늘 토요일 잠깐의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자연으로 돌아가 보십시다. 도심에 나를 맡기지 말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자연 속에 나를 내려놓아 보십시다. 그래도 우리 전주는 쉽게 도심을 벗어날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오늘 하루 자연 속에서 하나님의 임재와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의 따뜻한 품을 느껴 보십시다.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말입니다. 그러면 우리의 마음에서 이런 찬양이 흘러나올 것입니다.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내 영혼이 찬양하네.” 오늘도 그런 하늘의 기쁨이 가득한 날 되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