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8일 (금요일) 아침의 묵상 – 거짓 정보에 속지 말자!

미국의 역사상 처음으로 전쟁에서 패한 것이 베트남 전쟁입니다. 1954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베트남은 제네바 협정에 의해서 국토가 남과 북으로 나뉘어집니다. 북위 17도선 북쪽은 공산주의자가 주도한 베트남 독립연맹이 장악하게 되고, 17도선 아래 남쪽은 고 딘 디엠(Ngo Dinh Diem, 1901-1963)이 이끄는 베트남 공화국이 지배하게 됩니다. 미국은 남쪽의 디엠을 지지하였는데, 정치적 수단보다는 군사적인 힘에 의해 베트남의 통일을 만들려는 북 베트남에 의해 내전이 시작되고 맙니다. 미국은 남베트남의 끈질긴 요구와 공산주의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1962년 베트남 군사원조사령부를 창설해 베트남에 미군을 주둔시키고, 1964년 통킹만에 주둔하고 있던 미국 제7함대 소속 구축함이 북베트남 군의 어뢰 공격을 받은 이른바 ‘통킹만 사건’을 구실로 본격적으로 베트남전에 개입하게 됩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 내의 반발이 거세졌습니다. ‘베트남 내전에 미국이 개입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정당한 것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고, 이내 반전 시위가 연일 계속되었습니다. 미국의 젊은이들 가운데는 징집을 거부하고 반전 운동에 가담하거나, 미국을 떠나 캐나다로 도망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전쟁 중에 50만 명이 넘는 미군이 베트남에 주둔할 정도로 미국의 베트남 전 개입은 어마어마했습니다. 결국 1973년 1월 파리평화협정을 통해서 그 해 말 베트남 주둔 미군 병력은 철수하게 되고, 북 베트남의 승리로 베트남 전쟁은 끝이 납니다. 1964년부터 1973년까지 거의 10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부강한 나라였던 미국이 베트남에 모든 힘을 다 쏟아부었지만, 전쟁은 패배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이 전쟁에서 미국 군인의 전사자와 실종자는 무려 58,202명이나 되었고, 엄청난 전쟁 물자의 손해를 감수해야 했습니다.

비록 그 전쟁에서 미국이 승리를 거두었다고 하더라도 미국은 결코 세계 역사에서 칭찬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명분도 없이 단순히 ‘공산주의 포비아’와 공산주의의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막연한 공포 때문에 전쟁에 개입하게 되었고,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공산주의 포비아의 배경에는 매카시즘((McCarthyism)이 있었습니다. 1950년대 초 매카시(Joseph Raymond McCarthy, 1908-1957) 상원의원이 ‘미국 국방부 내에 공산주의자가 많이 있다.’는 발언을 기점으로, 공산주의자를 색출하려는 거센 피바람이 몰아쳤습니다. 물론 정부 안에 공산주의자가 있다는 말은 정확한 근거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미국은 엄청난 고통을 겪어야 했고, 그것이 곧 베트남에서 공산주의를 몰아내야 전 세계의 공산화를 막을 수 있다는 잘못된 판단을 하게 만든 것입니다. 그 결과는 수많은 사람의 희생이 따르는 전쟁이었구요.

잘못된 정보, 잘못된 생각 하나가 인류 역사에 얼마나 큰 고통과 피해를 주는지 잘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21세기는 정보화시대이고, 정보를 많이 가진 사람이 지배자의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정보가 잘못되었거나, 자신이 가진 정보를 잘못 사용한다면 그 결과는 역사에 엄청난 피해를 만들어내고 말 것입니다. 북 이스라엘의 왕비 이세벨은 나봇의 포도원을 빼앗아 아합 왕에게 주기 위해서 거짓 정보로 사람들의 판단을 흐리게 해 나봇을 죽임으로 자신의 목적을 달성했습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을 때에도 산헤드린 공회가 잘못된 정보를 백성들에게 흘림으로 백성들이 예수님은 당연히 십자가에 못박아야 마땅한 신성모독자라고 여기고, 예수님을 죽이라고 고함을 지르게 된 것입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 귀에 들려오는 수많은 정보 중에서 무엇이 바른지, 무엇이 옳은 것인지 잘 판단하는 지혜를 달라고 기도하며 하루를 시작하십시다. 거짓에 치우지지 않도록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