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7일 (목요일) 아침의 묵상 – 하나님이 꿈꾸시는 세상

서양인들이 좋아하는 체스(Chess)는 우리에게 ‘서양의 장기’라고 불릴 정도로 동양 사람들이 즐기는 장기와 비슷합니다. 체스판 위에서 두 명의 선수가 자신의 말들을 정해진 규칙 아래 이동시키면서 상대방의 왕을 죽여야 승리하는 일종의 보드게임입니다.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전세계에서 약 6억 명이 체스를 즐긴다고 합니다.

이 체스의 기원에 대한 여러 가지 가설들이 존재합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영웅 팔라메데스(Palamedes)가 전술을 설명하기 위해서 만들었다는 설도 있고, 어느 여왕에게 아들이 죽었다는 것을 은유로 보여주기 위해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공신력있는 것은 600년 경에 생겨난 인도의 차투랑가(Chaturanga)에서 유래되었다는 주장입니다. 인도의 차투랑가가 625년 페르시아로 건너가게 되었고, 이후 700년 경에 무어족이 스페인을 침공했을 때 유럽에 전파되어 오늘날 유럽을 대표하는 게임인 체스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보드 게임의 특징은 전쟁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서양의 체스, 동양의 장기뿐만 아니라, 중국의 샹치(象棋)나 일본의 장기라 부르는 쇼기(将棋), 태국의 막룩(Makruk) 등도 모두 전략을 세워 상대방의 왕을 죽여야 이기는 게임으로, 그 근원은 모두 전쟁놀이의 축소판입니다. 우리나라의 바둑은 넓은 땅을 차지해야 이기는 게임인 반면, 앞서 말한 체스를 비롯한 많은 게임들은 상대를 죽이고, 최종적으로는 적군의 왕을 죽여야만 이기는 게임입니다.

여러분,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전쟁놀이를 즐기는 것일까요? 인류의 역사를 전쟁의 역사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한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3,500년에 걸친 인류문명 역사에서 전쟁이 없었던 기간은 불과 268년이었다고 합니다. 그 주장에 따르면 인류는 11년 전쟁을 하고 한 해를 쉬었다는 뜻입니다. 어쩌면 전쟁이 없던 시기는 또 다른 전쟁을 준비하는 휴전기인 셈입니다. 독일의 저널리스트인 게르하르트 슈타군(Gerhart Staguhn)은 그의 책 『전쟁과 평화의 역사,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인류 역사의 상당 부분은 전쟁의 역사이다... 전쟁을 통해 인간은 서로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추악한 짓거리들을 저질러 왔다. 전쟁보다 나쁜 것은 없다. 전쟁은 인간이 인간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잔혹한 파괴행위이다.”

그렇습니다. 전쟁은 잔혹한 파괴행위입니다. 그런데도 인류는 일상처럼 전쟁을 일으켰고, 전쟁을 통해서 수많은 생명을 파괴시켜 왔습니다. 서로가 전쟁을 싫어하고, 그게 잘못된 방법임을 알면서도 말입니다. 최근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팔레스타인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 등이 전세계적으로 비난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당사자들은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며 전쟁을 멈출 생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류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주면서도 말입니다.

어쩌면 인류는 전쟁을 즐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체스나 장기 등과 같은 보드게임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컴퓨터 게임도 전쟁하는 내용입니다. 어려서부터 전쟁에 노출되어 있고, 가상 전쟁을 즐기며 자라고 있는 것입니다. 성경도 전쟁에 대한 이야기가 참 많이 나옵니다. 어쩌면 에덴동산을 떠나온 우리 인간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 성경의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꿈꾸시는 나라는 전쟁이 그치는 나라입니다. 이사야 2장에서 말씀합니다. “무리가 그들의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그들의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이 나라와 저 나라가 다시는 칼을 들고 서로 치지 아니하며 다시는 전쟁을 연습하지 아니하리라.”(사 2:4) 하나님께서 꿈꾸시는 그런 세상이 속히 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우리 인간의 욕망과 죄악으로 만연된 이 땅의 전쟁이 그치고, 하나님께서 다스리시는 평화의 나라가 임하길 기도하며 하루를 시작하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