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6일 (수요일) 아침의 묵상 – 허무하지 않는 인생

프랑스의 북서부에 위치한 도시 스트라스부르(Strasbourg)는 인구가 30만 명도 채 되지 않는 중소도시입니다. 이 스트라스부르에서 가장 대표적인 건축물은 노트르담(Notre-Dame) 대성당입니다. ‘노트르담 대성당’ 하면 파리에 있는 것만 생각하기 쉬운데, ‘노트르담’이라는 말이 ‘성모 마리아’를 뜻하는 말이기 때문에 카톨릭 국가인 프랑스에는 ‘노트르담’이라고 불리는 성당들이 여럿 있습니다. 그 가운데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 못지 않게 유명한 것이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입니다. 이 성당이 유명한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그 첫 번째는 700년 동안 건축되었다는 사실입니다. 1176년에 건축을 시작해 1439년에 완공되었지만, 1880년까지 증축이 이루어졌던 것입니다. 두 번째는 그 아름다움입니다. 고딕 양식과 로마네스크 양식이 혼합된 형태로 지어진 이 성당은 그 자체로 신비로움을 자아냅니다. 빅토르 위고(Victor Hugo, 1802-1885)는 이 성당을 보고 ‘거대하고 섬세한 경이’라고 묘사하며 극찬했다고 합니다. 세 번째는 그 크기입니다. 그리 큰 도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성당은 첨탑의 높이가 142m로, 19세기까지 서유럽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었다고 합니다. 네 번째는 그 성당 안에 있는 천문시계 때문입니다. 높이가 18m로 세계에서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 이 천문시계는 독일의 문호 괴테(Goethe, 1749-1832)가 21세에 학업을 위해 스트라스부르를 찾았다가 이 천문시계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웅장한 모습에 내 혼이 진정되었고, 세세한 모습을 차분히 음미할 수 있었다.” 이 천문시계에는 두 개의 무대가 있는데, 첫 번째 무대는 매시 정각이 되면 종이 울리면서 인형들이 움직이는데, 한 손에는 낫을 들고 다른 손에는 인간의 뼈를 든 죽음의 인형이 15분 간격으로 종을 칩니다. 그 종소리에 맞춰 귀엽고 통통한 소년, 청년, 군복을 입은 남자, 가운을 입은 노인이 차례로 그 앞을 지나갑니다. 이것은 인간의 삶의 여정이 덧없고 무상함을 1시간으로 압축해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 위쪽 무대에는 예수님과 12사도의 인형이 있는데, 예수님은 그 앞을 지나가는 사도들을 축복하고 12번째 사도가 지나고 나면 시간을 알리던 죽음의 신을 몰아내고 손을 들어 관객들을 축복합니다.

이 천문시계는 우리의 삶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젊었을 때에는 잘 모르다가 시간이 지나 나이가 들어갈수록 세월이 참 빠르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소년이 어느 순간 청년이 되고, 청년의 때가 지나면서 바쁘게 살다 보면 금새 노년의 때에 접어듭니다. 그리곤 결국 죽음을 맞게 되지요. 그러나 그렇게 허무하고 덧없는 인생이지만, 예수님께서 12사도와 관객들을 축복하시는 것처럼, 주님은 우리에게 늘 가장 좋은 것으로 주시길 원하십니다. 마태복음에서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악한 자라도 좋은 것으로 자식에게 줄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느냐?”(마 7:11) 그렇습니다. 하늘 아버지께서는 구하는 당신의 자녀들에게 좋은 것으로 주십니다. 로마서에서도 말씀합니다.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주신 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시지 아니하겠느냐”(롬 8:32) 우리를 위해 독생자를 내어주신 하나님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십니다. 허무한 인생이 허무하지 않는 이유는 그런 사랑 안에 우리가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오늘도 우리를 위해 좋은 것을 주실 주님을 기대하며 하루를 시작하십시다. 기대하고 간구하고 의지하는 자에게 하나님께서는 선한 길을 열어주실 것입니다. 오늘 하루를 헛되이 보내지 않고,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로 만족함을 누리는 복된 날 되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