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9일 (수요일) 아침의 묵상 – 칭찬받는 그날까지

신경직 목사님이 쓴 『꿈의 사람들』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멜린데일의 아버지’로 불리는 로이 린드(Roy Lind) 박사는 미국 멜린데일이라는 가난한 농촌에서 일하던 의사였습니다. 마을의 젊은이와 아이들이 대부분 린드 박사의 손을 거쳐 세상에 나왔을 정도로, 오랫동안 마을 사람들의 건강을 돌보아왔습니다. 그는 늘 아픈 사람을 위해 도울 준비를 하고서 살았습니다. 한 겨울 눈사태 속에서도 만류하는 사람들을 뿌리치고 제설차를 동원해 환자를 진찰하러 가기도 하고, 아무리 멀고 험한 곳이라도 환자가 있으면 즉시 달려갔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보는 것만으로도 병의 절반이 나은 것 같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에게는 일가 피붙이가 전혀 없었습니다. 아내는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났고, 자식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남을 위해 일생을 살아온 린드 박사가 일흔 번째 생일을 맞았을 때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평소의 고마움을 보답하기 위해 린드 박사 몰래 마을 강당에 생일상을 마련했습니다.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강당에 들렀던 린드 박사는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떠나갈 듯 큰 소리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준 것입니다. 뜻하지 않은 생일 파티에 눈시울을 붉히는데, 누군가 말을 합니다. “이런 날 린드 박사의 자녀가 하나라도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한 꼬마가 일어나 소리치듯 말했습니다. “제가 박사님 아들이에요!” 곧이어 그 옆에 앉아 있던 여자아이가 일어서며 말합니다. “제가 박사님의 딸입니다.” 뒤에서 또 누군가가 소리치며 일어섭니다. “저도 박사님의 아들입니다.” 마침내 강당의 모든 사람이 린드 박사의 자식임을 자처하며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린드 박사는 감격스런 그 장면에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자식임을 자처하는 사람들을 사랑스런 눈길로 바라보았습니다.

가슴이 훈훈해지는 이야기입니다. 린드 박사가 그런 기쁨을 맛볼 수 있었던 것은 그가 평소에 전심을 다해 마을 사람들을 사랑했고, 그들을 위해서 헌신하며 수고했기 때문입니다. 운동경기에서 메달을 딴 사람들이나, 메달을 따진 못했지만 최선을 다한 사람들도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그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어줍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 수고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도 가슴이 뭉클해지는데, 다른 이를 위해서 수고하고 헌신한 사람들이야 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때로 누군가를 위해 수고한 것이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열심히 노력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 내심 섭섭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기억하십시다. 우리의 수고가 린드 박사와 같이 사람들의 박수를 받지 못할지라도,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우리를 기억하시고 칭찬해 주십니다. 베드로전서에서 말씀합니다. “너희 믿음의 확실함은 불로 연단하여도 없어질 금보다 더 귀하여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에 칭찬과 영광과 존귀를 얻게 할 것이니라.”(벧전 1:7) 믿음을 유혹하여 넘어뜨리려 하는 상황에서 힘들지만 끝까지 믿음을 붙잡고 살아가면 반드시 하나님께서 칭찬해 주시고, 영광과 존귀를 얻도록 하실 것이란 말씀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우리의 수고가 드러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우리의 믿음이 어떤 큰 역사를 만들어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오늘도 묵묵히 믿음을 지켜나가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수고를 기억하시고 칭찬해 주실 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강당에서 린드 박사에게 생일축하 노래를 불렀던 것처럼, 우리에게도 하늘의 천군천사가 승리를 축하하며 노래를 불러줄 날이 있을 것입니다. 그날까지 굳은 믿음으로 사십시다. 세상의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말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