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0일(목요일) 아침의 묵상 – 이해한다는 것

한 의사가 응급수술을 위한 긴급전화를 받고 병원에 급히 들어와 수술복으로 갈아 입고 수술실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병원 복도에서 의사를 기다리던 소년의 아버지가 의사를 보자마자 소리를 질렀습니다. “오는데 하루 종일 걸리나요? 당신은 내 아들의 생명이 얼마나 위급한지 모르나요? 당신은 의사로서 어떤 책임의식도 없나요?” 매몰차게 소리치는 아버지를 향해 의사는 ‘죄송합니다. 제가 외부에 있어서 전화를 받자마자 달려왔습니다.’라고 말하고, ‘수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진정해 달라.’고 정중하게 부탁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소년의 아버지는 화를 내며 ‘내 아들이 죽으면 당신이 책임질 거냐?’며 소리쳤습니다.

몇 시간의 수술이 끝나고 의사는 밝은 표정으로 나와서 ‘다행히 수술이 잘 되어 생명에는 지장을 없을 겁니다. 더 궁금한 게 있으면 간호사에게 물어보세요.’라며 소년의 아버지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의사는 달려나갔습니다. 이를 본 소년의 아버지는 뒤이어 수술실에서 나오는 간호사에게 ‘의사가 왜 저렇게 거만한지, 수술한 아들의 상태를 물을 수 있는 몇 분도 기다릴 수 없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불평을 늘어놓았습니다. 그러자 간호사는 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의사 선생님의 아들이 어제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장례 중인데도 수술 전화를 받고 급히 들어와 수술을 하여 아드님의 목숨을 살리고, 다시 장례를 마무리하려고 가신 거에요.”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다른 사람의 입장을 다 알 수는 없지요. 그러나 내 생각에 맞지 않는 말이나 행동을 보일 경우, 무조건 판단하고 비난하기보다는 먼저 그 사람의 입장에 잠시라도 서 보는 것은 중요합니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야 우리는 그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어의 ’이해한다‘는 단어 ’understand’가 그런 의미라고 하지 않습니까? under(아래에)라는 말과 stand(서본다)라는 말이 합쳐져,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보는 것이 이해한다는 단어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자주 우리에게 남을 비판하지 말라고 말씀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너희가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을 것이요, 너희가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가 헤아림을 받을 것이니라.”(마 7:1-2)

우리는 종종 비판하는 것이 그 사람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은 비판이나 비난이 아니라 이해하고 용납하는 사랑의 마음입니다. 오늘도 우리가 만나는 사람의 모습에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보일지라도, 비판하고 정죄하려 하지 말고, 이해하려 하고 용납하려는 넓은 마음을 가지십시다. 한 번만 더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나를 이해해 주기를 바라면서 다른 이를 이해하려는 마음을 갖지 못한다면 그건 너무나도 이기적인 모습입니다. 내가 주님께 사랑받고 용납받은 것처럼 오늘 누군가를 이해하고 용납하며 사십시다. 그게 신앙인다운 삶입니다. 우리는 신앙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