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9일 (수요일) 아침의 묵상 – 여호와의 시선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 1946-) 감독의 영화 ‘쉰들러 리스트’에 특이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빨간 코트를 입은 소녀의 모습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들이 당힌 비극적인 수난과 고통, 그리고 죽음을 그려낸 이 영화는 흑백 필름입니다. 흑백필름은 전쟁의 참혹함과 홀로코스트의 잔혹함 등 형언할 수 없는 비극의 역사를 잘 드러내 보여줍니다. 그런데 그런 흑백필름의 영화에서 유독 한 어린 소녀만 흑백이 아닌 붉은 코트를 입고 등장합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흑백영화에서 붉은 색 코트를 입은 소녀를 등장시킨 이유를 이렇게 밝혔습니다. ”붉은 색은 순수함, 희망, 그리고 홀로코스트에서 희생된 유대인들의 피를 상징합니다.”

붉은 코트를 입은 소녀가 유난히도 돋보이는 이유는 그 배경의 모든 것이 흑백으로 처리되었기 때문입니다. 만일 이 영화의 배경이 흑백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붉은 코트를 입은 소녀의 순수한 아름다움과 희생의 아픔, 그리고 그 속에 피어난 희망의 열정을 깨닫지 못했을 것입니다.

때로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 흑백영화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우리의 욕망은 화려하고 싶고, 남들보다 튀고 싶고, 뭔가 멋진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런 우리의 바람이나 욕망과는 달리 우리가 살아가는 삶은 너무나도 평범합니다, 때론 평범함에 머물지 않고 어둠이 잔뜩 내려앉은 우울과 고통의 순간들도 있습니다. 어느 순간에는 칠흑과 같은 어둠이 나를 둘러, 두려움을 느끼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내 삶에 어둠이 몰아칠 때에도 우리 인생의 연출자이신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서 당신의 눈을 떼지 않으십니다. 내 주변이 온통 흑백필름 같을지라도 하나님께서는 붉은 코트를 입은 소녀처럼 우리를 드러나게 하십니다. 사람들은 나에게 아무런 관심도, 아무런 시선도 주지 않을지라도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우리에게서 당신의 시선을 거두지 않으십니다.

사사기 6장에 하나님께서 기드온을 사사로 부르신 이야기가 나옵니다. 미디안의 손에 온 이스라엘이 절망 가운데 있을 때 하나님의 사자가 기드온을 찾아가셔서 이렇게 부릅니다. ”큰 용사여,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시도다.“(사사기 612) 미디안 사람들이 두려워 포도주 틀에서 밀을 타작하던 기드온은 그 말씀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하나님께서 아직도 우리 민족을 버리신 것이 아니냐?’고 말입니다.

아무도 미디안과 대항하여 나라를 구하려고 생각하지 못하던 시절, 하나님께서는 기드온을 주목하여 보셨습니다. 온 이스라엘의 상황은 흑백필름처럼 암울했지만, 하나님의 눈에 기드온은 붉은 코트를 입은 소녀처럼 보였던 것입니다. ‘큰 용사’로 말입니다. 이스라엘을 구할 사사로 말입니다.

오늘도 하나님의 시선이 우리에게 머물러 있음을 잊지 마십시다. 내 삶이 어둠으로 가득 차 있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시선에 우리의 모습은 풀컬러입니다. 오늘도 나를 향하여 ‘큰 용사여!’라고 부르신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용기를 내어 멋지게 사십시다. ”여호와의 눈은 의인을 향하시고.“ 시편 34:15절의 말씀입니다.